"아마 드라마에만 나올 거야."
또래들이 듣는 음악이나 방송 프로그램을 전혀 보지 않았
다. 오락이라고는 컴퓨터 게임과 영화 감상이 전부였다.
"누나, 미안해, 내가 화 좀 내야겠어."
건우는 화경과 매니저를 노려보았다. 생각 같아서는 당장
소리치고 싶었다. 나가라고!
건우는 영어로 말했다.
"모처럼 둘만의 데이트입니다. 그것도 지금 주문한 음식
이 나와 있습니다. "
"저기요! 건우는 종업원에게 시선을 두었다."
"이 음식은 식어도 괜찮나요?"
"아, 아닙니다"
종업원이 급히 건우에게 사과했다. 그는 붉어진 얼굴로
화경과 매니저를 노려보았다.
"손님, 지금 당장 이 방에서 나가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
겠습니다."
"아, 죄송합니다. 화경아 어서 나가자."
매니저가 화경의 손을 잡았다. 그러나 화경은 전혀 위축
된 표정이 아니었다. 오히려 더 생글거리며 매니저에게 끌
려 나갔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