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화경도 야구팬이 되었다.
TV에서는 봉황대기 고교야구 전국대회 결승전이 중계되
고 있었다.
프로야구 말고는 관심이 없었지만, 화경은 채널을 돌리지
않고 그대로 두었다.
"정말 안타깝습니다. 12회까지 1안타로 130구를 던진 강
건우 투수 상대 팀 다섯 명의 5대 1의 전투에서 승리했습
니다. 아, 정말 안타깝네요. 진짜 이 선수가 지는 걸 보고
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강건우! 인마, 오늘 승리자는 너다!"
-아, 이상으로 중계를 마치겠습니다.
그때 보았다. 캐스터의 글로징 멘트가 이어진 후, 카메라
가 성일고의 더그아웃 모습을 훑고 지나갔다.
한 소년이 앉아 있었다. 앉은키도 다른 선수들보다 얼굴
하나는 더 커서 눈에 잘 띄었다.
화경은 누워 있던 소파에서 벌떡 일어섰다. 배 위에 올려
놓은 리모컨이 바닥으로 떨어졌다. 그것 을 집어 들고 다시
보기를 했다 느린 속도로 재생했다.
보였다. 느린 속도로 재생해도 제대로 발견하기 힘든 장
면이지만 화경은 그 모습을 발견했다.
키가 큰 소년이 더그아웃에 앉은 채 울고 있었다.